서울동부지법 2022가합106536, 휴무일 등 애초부터 근로제공이 예정되어 있지 않은 날이 관공서의 공휴일과 겹칠 경우 해당 일을 유급으로 처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건번호 : 서울동부지법 2022가합106536

선고일 : 2024-02-01

원심파결 : 


★ 주 문

1. 피고가 2021.12.1. 개정한 취업규칙 제18조제3항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 A에게 297,690원, 원고 B에게 187,299원, 원고 C에게 749,238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22.9.8.부터 각 2024.2.1.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3. 원고들의 각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50%는 원고들이, 나머지 5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 청구취지

주문 제1항, 피고가 2021.12.1. 개정한 취업규칙 제18조제4항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 A에게 793,503원, 원고 B에게 359,700원, 원고 C에게 1,176,865원, 원고 D에게 112,488원, 원고 E에게 636,571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 이 유

 

1.  기초사실


 가.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의 개요

1)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은 혼자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활동보조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장애인들은 위 사업에 따라 활동지원급여를 충전하는 바우처카드를 제공받고 활동지원기관에 활동지원사를 파견해줄 것을 요청하여 활동지원사의 서비스 제공시간과 해당 연도의 장애인활동지원 급여비용 등에 관한 고시에 따른 시간당 서비스 단가를 기준으로 한 급여비용을 바우처카드를 통하여 결제하는 방식으로 활동지원급여를 사용하게 된다.

2) 지방자치단체는 보건복지부로부터 국고보조금을 받아 마련한 장애인활동지원사업 예산을 사회보장정보원에 예탁하고, 사회보장정보원은 활동지원기관으로부터 활동 보조서비스 제공에 따른 바우처카드 사용내역을 통보받으면 사업비에서 위 사용내역에 따라 활동지원기관에게 활동지원급여 상당의 금원을 지급한다.

    

나. 당사자의 지위

1) 피고(이하 ‘피고 센터’라고도 한다)는 장애인활동지원에 관한 법률이 정한 시설 및 인력을 갖추고 장애인 수급자에게 다양한 활동지원급여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전체 약 2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2) 원고들은 피고 소속 활동지원사들로서, 혼자서 생활이 어려운 장애인 수급자의 가정을 방문하여 수급자의 신체활동, 가사활동 및 이동보조를 지원하는 자이다. 원고 B은 2015.7.1.부터, 원고 A는 2014.8.13.부터, 원고 C은 2019.8.6. 부터, 원고 D은 2020.5.22.부터, 원고 E은 2021.6.29.부터 각 피고 센터에서 근무하여 왔다.

    

다. 근로계약의 체결

피고는 활동지원사들과 사이에 아래 표 기재와 같은 내용의 표준 근로계약을 체결하여왔다. <표 생략>

    

라. 근로기준법의 개정에 따른 피고 취업규칙의 개정

1) 2018.3.20.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의하면, 근로기준법은 공무원과 일반 근로자가 공평하게 휴일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근로자들도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른 공휴일 및 대체공휴일(이하 이를 통틀어 ‘공휴일’ 또는 ‘관공서 공휴일’이라 한다)을 유급휴일로 보장받도록 개정되었다(근로기준법 제55조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30조제2항, 이하 위 법령을 통틀어 ‘근로기준법 개정조항’이라고 한다).

2) 피고는 2021.12.1. 아래와 같이 취업규칙을 개정하였다(이하 개정된 취업규칙을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

   *****

   <기존 취업규칙>

   제18조[유급휴일] 센터는 다음과 같이 직원의 유급휴일을 정한다.

   1. 주휴일(일요일: 1주간 소정근로시간을 개근한 경우)

   2. 근로자의 날(양력 5월 1일)

   <개정 취업규칙(2021.12.1. 개정)>

   제18조[유급휴일] ① 센터는 다음 각 호의 날을 유급휴일로 정한다.

   1. 주휴일(일요일: 1주간 소정근로시간을 개근한 경우) 단, 업무상 필요에 따라 다른 날로 할 수 있다.

   2. 근로자의 날(5월 1일)

   3.「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의 공휴일 및 대체공휴일

   4. 기타 센터가 지정한 날

   ② 제1항 각 호의 휴일이 중복되는 경우에는 하나의 휴일로 취급한다.

   ③ 토요일은 무급휴무일로 하며, 센터가 필요한 경우 별도의 무급휴일 및 무급휴무일을 정할 수 있다.

   ④ 시급제 직원의 경우 제1항제3호의 휴일이 비번일(무급휴무일 또는 무급휴일)과 겹칠 경우 무급휴일로 한다.

   *****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7 내지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들

1) 이 사건 취업규칙 무효 확인 청구에 관한 부분

가) 이 사건 취업규칙 제18조제3항

피고는 약 200여명의 직원을 둔 사업장이므로, 근로기준법 개정조항에 따라 2021.1.1.부터 활동지원사들에게 공휴일을 유급으로 보장하여야 한다. 그러나 피고는 이 사건 취업규칙 제18조제3항을 신설하여 피고가 필요한 경우에는 별도의 무급휴일을 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원고들에게 유급으로 보장하여야 할 공휴일을 무급휴일로 지정하였다. 이는 근로기준법상 강행규정에 반하여 무효이다.

또한, 이 사건 취업규칙 제18조제3항은 ‘피고가 필요한 경우’ 별도의 무급휴일을 정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으면서도, 그와 같은 무급휴일이 언제인지, 어떠한 기준으로 정하는지 그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취업규칙 제18조제3항은 근로기준법 제93조에 반하여 무효이다.

마지막으로, 이 사건 취업규칙 제10조제1항에 의하면 ‘1주간의 근로일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로 하고, 토요일은 무급휴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이 사건 취업규칙 제18조제3항은 피고가 별도로 토요일이 아닌 때에도 무급휴일을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바, 이는 이 사건 취업규칙의 세부 규정 사이에서도 그 내용이 충돌하여 무효이다.

나) 이 사건 취업규칙 제18조제4항

 이 사건 취업규칙 제18조제4항은 시급제 직원만을 특정하여 공휴일이 비번일과 겹칠 경우 공휴일을 무급휴일로 간주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는 활동지원사들의 경우 주 5일을 고정적으로 근무하지 않고 수급자의 사정에 따라 불규칙하게 근무하여야 하는 사정을 악용한 것으로, 피고는 활동지원사들이 근무하지 않는 날을 일괄적으로 무급휴일로 간주하고, 공휴일을 무급휴일로 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조항의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무효이다.

또한, 피고는 월급제 직원에게는 공휴일을 유급으로 보장하면서 활동지원사에게만 공휴일을 무급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 이는 활동지원사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행위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이라는 점에서도 이 사건 취업규칙 제18조제4항은 무효이다.

 

2) 미지급 수당 청구에 관한 부분

활동지원사들은 공휴일에 쉬면서도 휴일수당(기본급 100%)을 받을 수 있고, 공휴일에 일하는 경우에는 휴일수당(기본급 100%) 및 휴일근로수당(기본급 150%)을 모두 지급받을 권리가 있다. 그런데 피고는 활동지원사들이 공휴일에 일하는 경우, 휴일근로수당만을 지급하고, 휴일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는 근로기준법상 유급휴일 규정 대상이 되는 2021.1.1.부터 현재까지 활동지원사들에게 공휴일 수당을 일체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원고들에게 미지급한 공휴일 수당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이 사건 취업규칙은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에 근거하고, 활동지원사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기에 적법하고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2) 피고는 원고들과 사이에서 형식적인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기는 하였으나, 피고는 원고에 대한 사실상 지배력이 없는 중개기관에 불과하다. 즉, 활동지원사들인 원고들은 수급자와 상호간 날짜와 시간을 정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피고가 이에 개입하여 원고들의 근무일, 근무시간 등을 감독 및 지시할 수 있는 권한이 없고, 그에 따라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들의 근로일자를 무급휴일로 정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3) 이 사건 취업규칙 제18조제3항, 제4항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피고에게 원고에 대한 공휴일수당 지급의무가 곧바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즉, 원고들은 피고 센터에게만 소속된 근로자가 아니라 이중취업 등으로 복수 기관에 소속되어 근무할 수 있으므로, 복수 기관으로부터 이중으로 공휴일수당을 지급받게 된다면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한 공휴일수당의 제도적인 취지가 잠탈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결국, 피고가 아닌 다른 기관으로부터 원고들이 공휴일수당을 지급받은 경우 피고는 그 원고들에게 중복으로 공휴일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으므로, 이러한 경우 피고 센터에게는 공휴일수당 지급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3.  판 단

가. 이 사건 취업규칙의 무효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소정의 취업규칙이란 복무규율과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의 내용을 담고 있으면 그 명칭을 불문한다(대법원 2003.6.13. 선고 2003다2093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복무규율이나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립하기 위하여 작성한 것으로서 노사 간의 집단적인 법률관계를 규정하는 법규범의 성격을 가지는데, 이러한 취업규칙의 성격에 비추어 취업규칙은 원칙적으로 객관적인 의미에 따라 해석하여야 하고,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벗어나는 해석은 신중하고 엄격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3.14. 선고 2002다69631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근로기준법 개정조항의 해석

(1) 근로기준법 개정조항은 근로자가 관공서의 공휴일에 휴식을 취하더라도 임금의 삭감이 없도록 하여 온전히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 유급으로 정한 것이므로, 휴무일 등 애초부터 근로제공이 예정되어 있지 않은 날은 관공서의 공휴일과 겹칠 경우 해당 일을 유급으로 처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즉, 아래와 같은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면, 근로기준법 개정조항은 근로제공의무가 없는 날이 관공서 공휴일과 겹칠 경우 그 해당 일은 유급으로 처리하여야 하는 유급휴일에서 제외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① 근로기준법 제55조제2항 본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0조제2항에서는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제2조 각호에 따른 공휴일 및 같은 영 제3조에 따른 대체공휴일을 유급으로 보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②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 개정 이유는, 공무원, 공공기관 등에 적용되는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이 소규모 사업장 등 일부 사업장에서는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아 국민의 휴식권 보장에서도 차별이 존재하므로, 공무원과 일반 근로자가 공평하게 휴일을 향유할 수 있도록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른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하되, 기업의 부담을 감안하여 기업규모별로 3단계로 나누어 2년에 걸쳐 시행시기를 정한 것이다.

③ 공휴일에 대한 유급처리 여부는, 공무원과 일반 근로자 사이의 휴식권보장의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기본적으로 공휴일이 일반 근로자의 ‘근로의무일’일 것을 전제로 한 것으로서, 근로의무가 있는 날과 관공서 공휴일이 겹침에 따라 근로의무가 있는 날을 휴일로 지정할 경우에 발생할 임금 손실을 막기 위한 별도의 보호규정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④ 만약 휴무일 등과 같이 애초부터 근로제공이 예정되어 있지 않은 날이 관공서 공휴일과 겹칠 경우에 추가 휴일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해석할 경우 법 개정 취지를 넘어 근로자가 실질적으로 누리는 휴일 수는 동일함에도 추가적인 비용부담만 강제하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2) 실제로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와 법령해석의 권한을 가진 법제처도 근로기준법 제55조의 해석과 관련하여, 휴무일 등 애초부터 근로제공이 예정되어 있지 않은 날이 관공서 공휴일과 겹칠 경우 해당 일을 유급으로 처리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하고 있다. 비록 이와 같은 행정해석이 법원을 구속하는 것은 아니지만 행정해석에 기초한 실무의 관행 역시 위와 같은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으므로, 이와 같은 행정해석은 관련 규정을 해석함에 있어서 의미 있는 자료로서 참고할 가치가 있다.

   

나) 이 사건 취업규칙 제18조제3항의 무효 여부

이 사건 취업규칙 제18조제3항은, “토요일은 무급휴일로 하며, 센터가 필요한 경우 별도의 무급휴일 및 무급휴무일을 정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취업규칙 제18조제3항은 근로기준법을 잠탈하여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① 근로기준법 개정조항의 해석 등에 비추어 볼 때, 공휴일이 애당초 활동지원사들에게는 근무일이었음에도, 피고가 이를 임의로 무급휴일이나 무급휴무일로 지정하는 경우, 원고들은 유급휴일이었던 관공서 공휴일을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따라 무급휴일로 쉬게 되는 결과가 초래된다.

 ② 결국, 이 사건 취업규칙 제18조제3항은 피고가 활동지원사들로 하여금 근무하는 날이면서 동시에 관공서 공휴일이었던 날을 무급휴일이나 무급휴무일로 일방적으로 지정하도록 하는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근로기준법상 취지를 몰각시킬 우려가 있다.

③ 이 사건 취업규칙 제18조제3항에 의하면, ‘피고가 필요한 경우’ 별도의 무급휴일 또는 휴무일을 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취업규칙 제18조제3항의 문언이나 체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어떠한 근거와 기준으로 무급휴일 또는 휴무일로 정하는지 알 수 없는바, 이는 근무조건을 미리 특정하여 알림으로써 근로자에게 예측가능성을 부여하고, 사용자가 임의로 근로조건을 변경하지 못하도록 하도록 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의 취지에도 반할 소지가 있다.

④ 취업규칙은 실질적으로 불평등한 근로자의 입장을 보호·강화하여 그들의 기본적 생활을 보호·향상시키려는 목적의 일환으로 그 작성을 강제하고 이에 법규범성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봄이 타당한바,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의 보호법으로서의 정신에 비추어 볼 때,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취업규칙 제18조제3항은 사용자에게 무급휴일 지정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근로자들의 의사가 반영될 가능성을 전혀 두고 있지 않다. 실제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이 사건 취업규칙이 개정된 이후에도 공휴일수당을 지급하고 있지 아니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에도, 이 사건 취업규칙 제18조제3항은 사용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⑤ 또한, 활동지원사들의 업무적 특성 등에 비추어 볼 때, 활동지원사들은 시급제 근로자들로서 매월 임금이 고정적이지 않고 근로일에 변동이 있으며 매월 변동하는 근로일수, 근로시간에 따라 임금이 변동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이 시급제 근로자들의 경우 그 업무의 특성상 매월 편성된 근무계획표상에 정해진 근로일이 관공서 공휴일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따라 임금수준이 달라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며, 근무편성시 공휴일에 근무할 근로자들을 고의로 누락하거나 이날을 제외하는 방법 등으로 유급휴일을 보장하지 않아 개정된 근로기준법 적용 전보다 해당 근로자의 임금이 감소될 우려도 있다.

⑥ 보건복지부 장애인활동지원 사업안내서(갑 제29호증)에 의하면, 피고, 활동지원사들, 수급자 및 보호자 가족은 매월 5일 전까지 익월의 급여제공일, 급여제공시간을 기재한 급여제공일정표를 작성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취업규칙 제18조제3항에서 피고가 임의로 무급휴일을 정하도록 한 규정은 활동지원사들의 서비스 제공의 형태나 기존의 업무관행 등에도 반하여 부당하다.


다) 이 사건 취업규칙 제18조제4항의 무효 여부

(1) 구체적 판

 이 사건 취업규칙 제18조제4항은, “시급제 직원의 경우 제1항제3호의 휴일이 비번일(무급휴무일 또는 무급휴일)과 겹칠 경우 무급휴일로 한다”고 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취업규칙 제18조제4항은 근로기준법 개정조항의 내용과 입법취지, 즉 공휴일이 기존에 근로가 제공될 날인 경우 유급휴일로 본다는 점과 부합하므로, 이를 무효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무효라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2) 원고들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은 근로기준법 개정조항은 어떠한 조건이나 단서 없이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보장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음에도, 이 사건 취업규칙 제18조제4항은 시급제 직원의 경우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보장하지 않는 예외사유를 정하고 있으므로 위 근로기준법 개정조항에 반하여 무효라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기준법의 문언과 체계, 근로기준법이 개정된 이유, 그 이후 수차례에 걸쳐 이루어진 근로기준법 조문에 대한 유권해석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근로기준법 개정조항은 ‘근로를 제공할 의무가 있는 날’을 기준으로 유급으로 보장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될 뿐, 근로를 제공할 의무가 없어 근로계약에 따르더라도 휴식권이 보장되는 휴일에 대하여도 별도로 급여를 제공하여야 하는 근거규정으로는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원고들은 피고가 이 사건 취업규칙 제18조제4항 중 ‘비번일’을 정함에 있어서 임의로 원고들의 비번일을 지정할 재량이 있거나 원고들에게 비번일을 강요할 여지가 있어 근로기준법을 잠탈할 여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그 주장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피고는 원고들과 장애인 수급자들 사이에 근로일을 정하면 이를 확인 및 승인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일 뿐이고, 그밖에 피고가 원고들과 장애인 수급자들에게 특정일을 비번일로 할 것을 강요했다거나 그와 같은 강요를 할 만한 지위에 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원고들은 피고가 이 사건 취업규칙 제18조제4항에서 비번일이 소정 근로일에 해당한다는 전제 하에, 토요일, 일요일과 겹치지 않는 관공서 공휴일에 대해서는 전부 유급휴일로 보장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시급제 근로자들의 근로계약서에 의하면, ‘업무시간은 활동보조서비스를 제공하는 시간으로 하며, 정확한 시간은 활동보조서비스 이용자가 작성한 활동지원사의 활동기록지(일지) 또는 활동보조서비스 전자결제시스템을 통하여 산출한다’고 정하고 있는바, 위와 같은 업무특성상 원고들과 같은 활동지원사들은 근무장소, 근무시간이 정해져 있어 근로를 제공하지 않는 비번일(非番日)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점, ② 실제로 활동지원사와 수급자 사이에는 미리 1달 전에 근무편성표를 작성하여 이를 피고에게 제출함으로써 근로제공의무가 없는 날을 미리 고지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보면, 활동지원사들의 업무 특성상 비번일과 소정근로일이 구분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원고들은, 이 사건 취업규칙 제18조제4항은 시급제 직원인 활동지원사에 대하여만 공휴일과 휴무일이 겹치는 경우 무급휴일로 간주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근로기준법 개정조항에 의할 때, 무급휴일이 공휴일과 겹치는 경우에는 시급제 직원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 무급으로 하고 있어 차별의 여지가 없는 점, ② 원고들이 주장하는 차별의 내용은 결국 시급제와 월급제 등과 같은 급여 형태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시급제, 월급제 등 급여형태가 다른 것은 근로의 제공 형태나 성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므로, 이를 두고 비합리적인 차별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취업규칙 제18조제4항에 기하여 활동지원사인 원고들과 그밖의 피고 소속 전일제 직원들을 합리적인 사유 없이 차별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미지급 수당 지급 청구

1)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할 때에는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를 판단할 때에 고려하였던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8.18. 선고 2019다252004 판결).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들은 피고와 근로계약기간, 근무 장소, 업무의 내용, 근로시간 및 휴게, 급여, 휴일 및 휴가, 계약해지 등 근로계약의 기본적인 사항이 포함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점, ② 피고는 직원의 복무 및 근로조건에 관하여 취업규칙을 제정하여 원고들과 같은 활동지원사들에게 적용하고 있고, 또 근로계약과 취업규칙 등을 통해 원고들의 업무수행을 지휘·감독하고 있는 점, ③ 피고는 원고들과 수급자 사이의 활동기록지 등을 제출하도록 함으로써 원고들의 활동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점, ④ 피고는 원고들을 포함한 활동지원사들을 면접하여 채용을 결정하고 문자메시지 등을 통하여 업무에 관한 연락을 주고받으며, 활동일지를 점검하는 등 실질적으로 근로계약상 사용자로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봄이 타당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임금 지급의무를 부담할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피고와 원고들 사이에 사용자와 근로자 관계가 성립함을 부정하기 어렵다.

2) 포괄임금제 약정 체결 여부

피고는, 원고들과 사이에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한 것이어서 미지급한 임금이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않았음에도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 등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근로시간, 정하여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정액의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16.10.13. 선고 2016도1060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와 같은 장애인 활동지원기관은 원고들과 같은 활동지원사의 임금을 보건복지부로부터 지급받는 활동지원급여로부터 지급하고 있는 사실은 인정되나, 그와 같이 지급해야할 임금의 재원이 한정되어 있어 활동지원기관의 운영비까지 고려하면 일정 금액 이상을 임금으로 지급하기 어렵다는 사정만으로 포괄임금제의 약정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운 점, ② 피고와 원고들의 근로계약은 포괄임금이라는 취지의 명시적 문언의 기재가 없고, 오히려 연장근로수당, 주휴수당, 연차수당 등 각종 수당도 지급하기로 약정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와 원고들 사이에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이 체결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미지급 공휴일 수당 지급

가) 미지급 공휴일 수당 지급의무의 발생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피고 센터는 약 200여명의 직원을 둔 사업장이므로 근로기준법(법률 제16270호, 2019.1.15.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부칙 제1조제4항에 따라 원고들에게 2021.1.1.부터 공휴일을 유급으로 보장하여야 하는 의무가 발생한 사실, 피고는 원고들에게 2021.1.1.부터 2022.6.까지 공휴일수당을 별도로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와 같은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들의 사용자로서 이 사건 근로계약 및 취업규칙에 따라 원고들에게 2021.1.1.부터 이 사건 소장 제출일인 2022.6.까지 발생한 미지급 공휴일수당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공휴일수당의 취지가 휴식권의 보장에 있음에도 휴식하지 않고 다른 기관에서 일을 하면서 피고로부터는 휴일수당을 지급받고, 다른 기관으로부터는 휴일근로수당을 지급받는 것은 공휴일수당의 제도의 본질적인 취지를 잠탈하는 것이어서 부당하므로, 원고들이 이중취업을 한 상태라면 피고에게는 공휴일수당 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고 있는 이상, 피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피고의 공휴일수당 지급의무가 면제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위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미지급 공휴일 수당 지급범위

(1) 산정방법

다음과 같은 이유, 즉 ① 원고들과 같은 활동지원사들은 그 소정근로시간이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들의 1주 소정근로시간인 40시간보다 짧은 점, ②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들도 피고가 수행하는 장애인활동지원사업 관련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정규직 직원들의 업무와 원고들과 같은 장애인활동지원사들의 업무는 모두 피고가 수행하는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정규직 직원들은 ‘같은 종류의 업무에 종사하는 통상의 근로자’로 볼 수 있으므로, 원고들은 근로기준법 제2조제1항제9호가 정한 ‘단시간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에 대한 유급 휴일수당은 ‘단시간근로자’에 대한 규정인 근로기준법 제18조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9조제1항 [별표2]에 따라 산정하여야 하고, 위 법령에 의할 때 원고들에 대한 유급휴일수당은 아래 표와 같은 방식으로 계산되어야 한다.

다만,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의 비번일과 공휴일이 겹치는 날에는 이에 대한 유급휴일수당 지급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은 날은 유급휴일수당 지급의무 발생일에서 제외하고, 근로기준법 제18조제3항은 ‘4주 동안(4주 미만으로 근로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을 평균하여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하여는 제55조와 제60조를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공휴일이 속한 날의 4주 평균 1주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경우에는 미지급 공휴일 수당청구에서 제외한다.

2)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본 산정 방식에 따라 계산한 2021.1.1.부터 2022.6.까지의 원고들의 미지급 공휴일 수당은 아래 표 기재와 같고, 이러한 계산 방법 및 결과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된다(앞서 본바와 같이 ① 공휴일이 비번일과 겹치는 경우 및 ② 해당 근로일을 기준으로 근로기준법 제18조제3항에 따라 4주를 평균하여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경우에는 별도로 유급 휴일수당 산정을 하지 아니한다). <표 생략>

한편, 원고A 는 2022.6.15.경 피고 센터로부터 공휴일 수당 명목으로 73,280원을, 원고C 은 2022.6.15.경 피고 센터로부터 공휴일 수당 명목으로 45,800원을 각 지급받은 사실을 자인하고 있으므로, 위 각 금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 즉 원고 A에 대하여는 297,690원(= 370,970원 – 73,280원), 원고 C에 대하여는 749,238원(= 795,038원 – 45,800원)의 범위 내에서 인정한다(한편, 위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 D, E에 대해서 인정되는 미지급 공휴일수당은 없다).

4)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297,690원, 원고 B에게 187,299원, 원고 C에게 749,238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위 각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2.9.8.부터 각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2.1.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정 완

판사 김찬미

판사 박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