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구분, 시대유감!

장미일
2024-06-17

2023년, 드디어 잘파(Zalpha) 세대라는 말이 등장했습니다. MZ의 Z세대와 Alpha세대를 묶은 ZA세대를 지칭합니다. 이런 세대를 지칭하는 표현의 등장은 기존 신세대의 구세대행을 선언하는 것 같습니다. 괜한 긴장감을 불러옵니다. 또 다른 미지의 신세대의 등장이니 또 어떤 무개념의 등장이니 대응법은 무엇이니 하는 의미 없는 생각을 하게 하는 콘텐츠들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세대를 구분하면 특정 세대 문화라는 세대별 경계를 만들어 버립니다. 다른 세대의 특정 세대의 문화를 침범하는 것 같은 의미 없는 이슈를 만들고 그 이슈는 세대 간 오해와 갈등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꼰대는 더욱 꼰대가 되고 요즘 애들은 더욱 요즘 애들이 되어버립니다. 이유 모를 경계심을 드러내고 괜히 개념없는 세대로 낙인 찍으려 합니다. 본인도 그런 소리를 들으며 성장해왔으면서 굳이 구분을 하며 그 논리에 휘둘리기 시작합니다.


참고할만한 사회과학적 리포트로서 가치는 있겠습니다만 결국 동일한 시대를 살고 있는 그들을 굳이 구분하면서 시장의 특수성에 힘을 실어주는 꼴입니다. 결국 세대구분에서 무엇인가 의미 따위를 남기는 조직이나 개인은 모두 B2C 기업과 마케터입니다. 철저한 상술의 대상이 될 뿐입니다. 그런 의미 외에 전혀 쓸모도 없고 활용하지도 않습니다. 불필요한 세대갈등의 씨앗이 될 뿐입니다.


구분되는 세대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인자를 따져 볼 때 환경과 언어, 국가의 수준 같은 근본적인 것을 제외하면 부모의 경험과 기억, 시대상, 최신 기술이 가장 결정적으로 세대의 경험적 구분을 가능하게 하는 것들입니다. 문화, 정치, 철학은 시대를 거스르는 요소로 세대 구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에 '요즘 젊은 녀석들은...'이라는 표현은 수천 년이 지나도 그대로입니다. M세대든 Z세대든 알파세대든 또 다른 '요즘 젊은 녀석들'일뿐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시대 상황과 기술의 발전을 접하는 세대들의 삶과 태어난 후 새로운 시대 상황과 새로운 기술의 발전을 받아들이는 세대들의 삶에 시간 상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시대와 기술을 체화시키는 수준과 속도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함께 합니다. 시간이 지나며 모두가 동일한 기술을 동일한 수준으로 겪으며 생활합니다. 게다가 세대를 불문하고 특별히 수준이 다른 집단은 그다음 수준의 기술을 개발하고 리드합니다.

'꼰대'라는 지칭은 구시대적 발상과 덜 여문 인격과 지식의 수준으로 무장한 자들을 의미할 뿐입니다. 구세대가 모조리 꼰대일 수는 없습니다. '요즘 애들'이라는 지칭 역시 부족한 경험과 덜 여문 인격, 지식의 수준으로 무장한 자들을 의미할 뿐입니다. 모조리 개념 없는 요즘 애들일 수는 없습니다. '꼰대'와 '요즘 애들'이 아닌 평범하거나 준수한 사람들은 세대구분의 영역에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그저 매체가 색안경을 들이밀어 억지로 구분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동조하는 일부(?) 가십에 목마른 무리의 오락거리에 불과합니다.

'아, 그러네요. 제가 그 MZ세대네요. (그래서요?)'
'X세대요? 아, 그때도 그런 구분이 있었나요? (그래서요?)'


메소포타미아 수메르 점토판, 이집트 피라미드 내벽,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남긴 글에도 비슷한 얘기가 쓰여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어."그만큼 세대 갈등은 어느 나라, 어느 시대나 있었다.



기업의 정책은 세대가 아닌 시대의 변화에 따르는 것

기업은 공통의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경영방침이니 경영목표니 비전이니 하는 것들입니다. 그리고 그 목적을 내부에서 공유합니다.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공유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방법이나 속도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조직의 목적은 공유가 되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특수한 공통의 목적을 공유하는 조직에서 세대구분은 역할이 없습니다. 방법이나 속도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정도의 차이만 발생하고 맙니다. 그저 공유하는 방법과 속도의 차이는 공유해야 하는 무리의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세대구분은 의미가 없습니다.


일부 기업에서 신세대를 위한 정책이나 복지를 기획한다는 얘기를 10여 년 전부터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들여다보면 결국 신입사원의 조기 이탈을 막기 위한 일회성 이벤트일 뿐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직장인들에게는 자연스레 세대구분의 의미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같은 세대 내에서도 부모의 성향, 경험, 개인의 성향에 따라 세대구분이 불가능할 정도의 다양한 인간상이 존재합니다. 결국 지표의 성질이 사라집니다. 애초에 세대구분이 반영될 정도로 단순하지 않습니다.

시대는 가늠자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그 정도가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경험치가 쌓이는 시간은 짧아졌고 계속 짧아지고 있습니다. 과거 몇 세대분의 속도를 한 세대가 겪기 시작했습니다. 그 경험치를 바탕으로 예측불가능한 기술의 발전이 지속되고 있어 사회적 규범이니 문화의 뒤쳐짐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세대구분이 무의미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경험과 성향 모두 세대를 넘어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세상입니다.


Greg Jang (장미일) 

Head Consultant at COYS

Job, Speech, Teaching  

HRD, ER

51:49, 49:51의 균형으로 회사와 직원, 고객을 위하는 HR, Sales를 지향해왔습니다. 지금은 100만큼 사람을 사랑하는 일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사회인의 건강한 일탈을 위해 COYS를 이끌어 갑니다.

■ 브런치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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