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조직문화진단은 앞뒤가 중요합니다.

장미일
2024-07-03

조직진단 또는 조직문화진단을 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렸거나 지시를 받았을 때 진단 목적과 진단을 위한 목적과 이론적 근거, 도구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차피 기업의 조직문화라는 관점에서 유사점이 분명하다고 생각해 주변 기업에서 실시한 바 있는 진단 근거와 도구를 참고하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그대로 적용하려 들거나 매우 일반적인 기준으로 자료 수집을 통해 실시할 계획이라면 그 진단은 비용이 크든 적든 최악의 퍼포먼스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기업이든 조직진단이 필요할 만큼 성장했다면 어떤 형태로든 이미 그 안에 해당 기업만의 특성이 반영되어 단순히 비교 가능한 형태가 아니게 되기 때문입니다. 

조직진단은 개인을 대상으로 하며 매우 넓은 범위의 지표를 측정해 경향이나 현상을 분석하기 위한 단순한 설문이 아닙니다. 조직을 대상으로 하고 그 조직을 한 개인으로 보고 매우 복잡한 조직의 속내를 들여다 보고 결과에 대한 조치를 끌어내기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고 앞뒤로 상당히 부담스러운 과제가 붙습니다.




실시를 결정하고 시작해야 할 것

1. 대상

조직문화진단은 반드시 모든 조직과 모든 구성원을 대상으로 실시해야 합니다. 소속, 직책, 직급, 직종, 성별, 세대 그 어떤 구분도 없어야 합니다. 도저히 논리로 풀 수 없는 누군가의 구분법은 절대 만류하시기 바랍니다. 모두 기업이라는 이름의 구성원으로서 조직문화진단에 참여해야 합니다. 아직도 이 대한민국 어느 곳에는 조직문화진단에 참여하는 구성원을 한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조직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조차 확립하지 못한 사람이지만 기업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2. 실행

- 경영전문 컨설팅 활용
이론의 여지없이 경험 있는 컨설팅 업체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신속한 진단 도구의 선택과 문항 개발에 유리합니다. 경험과 그 경험을 통해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프레임을 보유하고 있기에 기업의 희망사항과 특성을 반영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고 여러 기업의 진단을 경험한 신뢰성도 확보가 되어 있어 안정감이 있습니다. 비용적인 부담이 크지만 기업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본적인 투자입니다. 경제성 검토는 당연히 필요하지만 아낄 필요는 없습니다.

- 학자와의 공동 개발 형식의 자체 개발
컨설팅 업체를 사용하는 방법이 가장 안전하고 번거로움이 적은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컨설팅의 한계도 분명합니다. 컨설팅 업체는 당연히 기존의 공식에 변수를 적용하는 방법을 고수합니다. 처음부터 설계할 수 있지만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지고 시간도 더 듭니다.


하지만 조직문화진단을 통해 얻으려는 부분을 고려한다면 조직문화진단을 단 1회로 끝낼 생각은 금물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조직문화진단은 최초 1회 실시 후 단기간 내에 한 번 더 실시해야 합니다. 바로 1년 내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애초에 변수를 변수가 아닌 요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자체 설계를 하는 것도 고려를 해야 합니다. 조직심리나 산업심리를 연구하는 대학이나 연구기관과의 협업을 통한 자체 개발입니다. 컨설팅 업체에 비해 비용 부문에서도 저렴하고 조금 더 진지한 개발이 가능하고 완벽하지는 않지만 완벽에 가까운 자체 진단도구를 보유할 수 있는 기회도 되고 조직문화진단을 설계하고 실시할 수 있는 경험을 얻을 수 있습니다.

- 자체 인력을 활용한 자체 개발
컨설팅 업체나 학자와의 협업의 장단점을 모두 수반하는 방법이지만 비용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시간, 신뢰성에서 약점을 드러낼 수 있으나 비용적 부담이 없다는 점에서 고려할 수 있습니다. 외부에서 육성되고 실적이 증명된 인력을 채용하거나 내부 인원을 외부에서 육성시켜 투입할 경우 자체적으로 조직문화수립을 위한 조직 구성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미 인사조직에서 하고 있던 역할에 전문성을 부여하고 독립된 조직으로서 본격적인 역할을 꾀할 수 있게 됩니다. 사실 기존 인사조직에서 겸하던 경험을 생각하면 상당히 비효율적이고 에너지 소비가 강한 것에 비해 효과는 떨어지기 때문에 조직문화진단을 통해 관련조직을 구성하는 것이 효율성 확보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단 기간 내 추가 실시
주기적으로 할 필요는 없으나 필요에 따라 간격을 두고 연속 실시할 필요는 있습니다. 아무리 잘 설계가 된 진단이라고 해도 생물 같은 조직을 단 한 번에 판단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것은 가능은 하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실시 후 수년 내 또는 다음 해에 바로 추가 실시할 때 누릴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최초 실시 후 발굴한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추진과제의 방향성이나 진단 설계의 개선을 위한 검토 차원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진단 후 준비해야 할 것

1. 결과 보고 대상

많은 기업의 경영진이나 인사부서가 놓치는 것 중 하나가 조직문화진단 결과 공유의 범위와 대상입니다. 앞에서 실시 대상을 전 직원으로 했듯 결과 보고 및 공유 역시 전 직원이 대상입니다. 당연히 조직문화진단의 목적과 개요, 결과의 요약이 공유 범위가 되어야 합니다. 당연히 결과를 맞이하는 조직의 리더나 임원급 인사는 그만한 각오를 해야 합니다. 물론 기업 내 조직별 결과 전체 공유가 부담스럽다면 조직별 결과는 조직별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각오만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2. 결과 요약 및 시사점 파악

진단 결과는 실시 전 구성했던 문항에 따라 이슈로 판명된 내용을 부각할 수 있도록 합니다. 통상적인 결과들은 진단에 참여한 구성원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이후 이슈로 판명된 항목을 가감 없이 나열하고 시사점을 분석합니다. 여기서 드러난 이슈들은 진단 결과에 따라 수치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습니다. 우선순위에 따라 분석된 시사점에 대한 대책을 기획할 수 있게 됩니다. 기업마다 결과 공유로 인한 부작용을 받아들이는 느낌이나 정도는 다릅니다. 사전에 우려한 요소들은 정리하여 내부 혼란 방지를 위해 공유없이 실시 부서에서 다른 용도로 활용하면 되겠습니다.


3. 추진 과제 설정

조직 내 이슈로 판명된 요소들을 강점으로서 육성하고 약점으로서 개선하기 위한 과제를 도출하고 추진하는 것은 조직문화진단의 근본적인 목적입니다. 그리고 그 이슈들은 전구성원이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오해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오해는 기업의 최적화되지 못한 행동의 결과입니다. 그 또한 조직 내 이슈입니다.
대개 기업들은 큰 마음먹고 실시한 조직문화진단 결과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습니다. 원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름 조직의 미션과 비전이 명확하고 구성원 전체에 잘 인식이 되어있을 것이고 조직 내 소통이나 리더십에도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결과를 결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엉뚱한 추진 과제를 설정합니다. 결국 이슈는 반복되어 걷잡을 수 없는 수준의 고름이 되어 치명적인 현상을 유발하게 됩니다.

조직문화진단 이후 결과를 대하는 자세는 투명하고 솔직해야 합니다. 조직문화진단을 실시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무엇인가 했다는 착각은 금물입니다. 진단의 이유와 목적을 분명히 하고 시작하지 않으면 진단은 요식행위에 그칩니다.


Greg Jang (장미일) 

Head Consultant at COYS

Job, Speech, Teaching  

HRD, ER

51:49, 49:51의 균형으로 회사와 직원, 고객을 위하는 HR, Sales를 지향해왔습니다. 지금은 100만큼 사람을 사랑하는 일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사회인의 건강한 일탈을 위해 COYS를 이끌어 갑니다.

■ 브런치 스토리
 - 
실패한 직장인의 온갖 핑계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