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도록 솔직한” 소통의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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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요즘은 예전보다 회식의 빈도가 많이 줄기도 하였고, 회식 문화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대리,사원들이 회식을 그리 좋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팀장급이나 임원들은 아직도 회식 자리를 소통의 자리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회식을 하면 평소에 안 되던 소통이 원활해질까요? 상사의 기대와 달리, 여기에 대한 부하 직원들의 대답은 “NO”입니다.
실제 있었던 일입니다.
회사에서 본부의 연말 회식이 있었습니다. 5개 팀과 본부장까지 와서 거하게 한 잔 하는 자리였습니다. 본부장이 술잔을 높이 올린 다음 한 마디했습니다.
“내가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면 여러분들은 ‘우린 한가족!’을 외쳐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본부장은 “우리가 남이가!?”를 외쳤습니다. 직원들은 대부분 “우린 한가족!”을 외쳤는데 신입사원 한 명은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본부장의 눈에 딱 걸린 신입사원… 본부장은 웃으면서 신입사원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우리가 남이가!?” 신입사원은 머뭇거림없이 바로 대답하더군요. “남은 아닐 수 있지만, 가족은 아닙니다”
그 때, 솔직히 속이 다 시원하긴 했습니다. 그 대답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회사의 조직이 절대 가족일 수는 없거든요. 그런데 그 신입사원은 한 달 뒤에 다른 본부로 발령났습니다. 상사가 원하는 말만 듣고자 하고, 자신이 “왕”처럼 떠받들어지기 원하는 회식자리가 어떻게 소통의 자리가 될 수 있을까요?
소통의 의미와 면담의 중요성
소통은 막힌 것을 터버린다는 '소’와 연결한다는 뜻의 '통’이 결합된 말입니다. 한마디로 소통이란 '막힌 것을 터서 서로 연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대방과 무언가 막힌 것이 있는 상태에서는 무작정 '통'하려고 시도하면 제대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상사와 부하 사이에 막힌 것이 있는데, 이를 방치한 채로 아무리 술을 마시고 회식을 하고 구호를 외치며 난리법석을 피워도 서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소통을 영어로 표현하면, 커뮤니케이션 commcation 입니다. 커 뮤니케이션이란 '어떤 사실을 타인에게 알리는 심리적인 전달'을 말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실을 알리는' 것이 아니다. 핵심은’ 심리적인 전달'에 있습니다. 사실이나 정보가 전달되었는지가 중 요한 것이 아니라 화자의 마음이 상대방에게 전해졌는지가 훨씬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회식을 많이 해도 ‘소통’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한 달에 회식을 4번 갖는 것보다 상사와 부하가 단 1시간의 진심을 터놓고 서로 간에 어려움과 이를 이해하려는 면담이 훨씬 효과가 있습니다.
소통이 어려운 이유 - (1) 심리적 오류
위에도 말한 것처럼 소통은 “막힌 것을 터놓고 연결한다”라는 의미입니다. 그럼 소통이 어려운 것은 “심리적 장벽”에 의해 막힌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상사와 부하의 입장을 나눠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부하가 입사하고 나서 바로 업무 실수를 한 것으로 인해 상사는 그 부하를 “일 못하는 사람”으로 낙인찍는 부정적인 첫인상효과(First Impression Effect)를 갖게 되거나 과거에 무능력하던 직원과 생김새가 비슷하게 생긴 신입사원도 “무능력하다고” 평가해버리는 확인편향(Confirmation Bias)으로 그를 대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심리적 오류의 종류는 아래와 같습니다.
- 후광 효과 (Halo Effect): 이 효과는 개인이나 물건에 대한 하나의 긍정적 특성이 그들의 다른 특성에 대한 우리의 전반적인 인식을 왜곡시키는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 매력적인 사람이 더 친절하고 똑똑하다고 느껴지는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후광 효과는 종종 인사 평가, 소비자 구매 결정, 교육 평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견됩니다.
- 첫인상 효과 (First Impression Effect): 이 효과는 사람들이 타인에 대해 처음 형성한 인상이 후속 정보와 상호작용에도 계속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합니다. 첫인상이 강력하면, 그 후의 정보는 첫인상을 수정하기보다는 이를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해석되곤 합니다. 이는 우리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때 기존의 신념이나 편견에 얼마나 크게 의존하는지를 보여줍니다.
- 확인 편향 (Confirmation Bias): 사람들이 자신의 기존 신념이나 가설을 뒷받침하는 정보에 주목하고, 그와 반대되거나 모순되는 정보를 무시하거나 간과하는 경향입니다. 이는 정보를 선택적으로 해석하고 기억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 가용성 휴리스틱 (Availability Heuristic): 사람들이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정보나 최근 경험을 바탕으로 판단하거나 결정을 내리는 경향입니다. 이 때문에 드문 사건이나 통계적으로 덜 중요한 사건을 과대평가할 수 있습니다.
- 자기중심적 사고 (Egocentric Bias): 사람들이 자신의 관점이나 경험을 과대평가하고, 다른 사람들의 관점이나 상황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입니다. 이로 인해 타인의 행동이나 생각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 사람들은 이러한 심리적 오류에 잘 빠집니다. 뚱뚱한 사람은 게으르다거나, 학벌이 좋으면 일도 잘한다는 식입니다.
저는 증조 외할머니, 외할머니, 어머니 모두 뚱뚱하셨고 저도 그 유전자를 물려받았습니다. 의학적으로 확인해보니 비만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사람은 지방세포의 수가 다른 사람보다 훨씬 많고, 그런 사람들은 음식 섭취 시 영양분이 체내 지방으로 저장될 확률이 더욱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복합운동이 비만유전자 다형성에 따른 비만남자대학생들의 체성분과 대사성 호르몬에 미치는 영향", 장성민, 이채산)
ACTN3라는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보다 2.5배의 높은 근성장률을 보여준 사례도 있었습니다. ("성인의 ACTN-3 R577X 다형성과 운동수행여부에 따른 신체구성 및 체력의 비교", 안나영, 김기진, 윤종대)
그리고 좋은 대학에 붙는 것과 아이큐가 높은 것은 정의 관계를 보여주는 데, 아이큐가 145 이상 되는 아이들은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게 한다는 논문도 있습니다. 즉, 좋은 학벌이 일을 잘 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초, 중등학교 영재학생과 일반학생의 사회적 적응에 대한 메타분석", 선종민. 건국대학교)
따라서 상사는 이러한 편견과 심리적 오류가 있음을 인지하고 부하직원에 대해 백지 상태화한 다음 면담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부하직원도 상사에 대해 똑같은 심리적 오류를 행할 수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소통이 어려운 이유 - (2) 언어의 이중성
1960~1970년대에 출생한 임원분들의 경우, 상대방의 과오를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꺼려합니다. 이것은 조직에서 생존하기 위한 조직정치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상대방의 허물을 그 앞에서 직접 이야기한다는 것은 상대방을 자신의 “적”으로 만들 수 있는 행동이고, 이것이 나중에 자신의 승진이나 보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임원급들의 회사생활에서는 실제로 그랬습니다. 알고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하는 것이 조직에서 오래 살아남는 법이었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해야 할 말이라고 하면 “돌려서” 이야기하는 편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아이고, 무슨 컨설턴트 같이 보고서를 만들어 오셨습니까? “ (너무 자세히 써왔네요. 좀 더 간단히 요약해 주세요)
“이 돈이면 회사 하나를 차리시겠어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네요.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세요.)
이렇게 말입니다. 부하직원 입장에서는 속이 터집니다. ‘보고서를 잘 썼다는 말이야? 수정하란 말이야?’ “정말 미리 연락하지 않고 병가를 써도 된다는 말이야?” 이때는 수고를 더하는 방향이나 가장 나쁜 쪽으로 해석하면 거의 들어맞습니다. 부하직원들은 상사의 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만도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합니다.
언어는 고유한 특성이 있습니다. 모든 언어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표시적 기능(acnoation)'과 그 말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인 '암시적 기능(comolaton)'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사랑해"라는 언어 표현은 남녀 간의 성애를 표현하는 문구로 이해되지만, 가령 어떤 기업의 고객만족센터(콜센터)에서 "사랑합니다, 고객님."이라는 말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은 인사로 해석해야 합니다. 콜센터 직원이 고객에게 "사랑합니다."라고 하는 말의 속뜻은 '불만이 있어도 사랑스럽게 말씀해주세요.'라는 의미인 것입니다.
소통에서 뜻이 서로 통하기 위해서는 둘 중 어느 쪽이 중요할까요? 암시적 기능이 더 중요합니다.
그런데 밀레니얼 세대와 임원 세대가 자라온 생활환경이나 문화는 너무나 다릅니다. Z세대가 임원 앞에서 “어쩔티비” “알잘딱깔센”이라는 단어를 썼다고 해봅시다. 임원은 이게 무슨 의미인지 모릅니다. ‘어쩔티비’는 “어쩌라고”의 신조어이며, ‘알잘딱깔센’은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라는 말입니다. 그나마 이런 신조어는 알고 있으면 바로 그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임원들이 빙빙 돌려서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 퀴즈 같습니다.
소통의 방법 - (1) 껍질을 깨라
저는 회사에서 소통을 할 때는 “무섭도록 솔직해져라”라고 항상 이야기합니다.
저는 부하직원과 면담 시 부하직원과 업무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제가 느끼고 있는 당신의 업무 능력과 역량은 어느 정도이며, 무엇이 강점이고 약점인지를 솔직하게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나서 당신이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채울 것인지? 내가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다른 업무를 해볼 것인지를 서로 논의합니다.
처음에 자신의 약점, 업무 실수들을 솔직하게 이야기 들은 부하직원은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합니다. 어떤 직원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어떤 직원은 소리를 지르며 제게 덤비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과정을 “껍질을 깨는” 과정이라고 표현합니다. 자신이 자신을 인지하는 상태와 남들이 인지하는 상태를 “일치”시키는 과정이라는 말입니다. 이 과정이 있어야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깨닫게 되고, 자신의 숨어있는 강점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즉, 이것이 막힌 부분을 뚫는 과정인 것입니다.
저는 부하직원에게도 당신이 나를 느끼는 솔직한 감정과 능력 평가를 해달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멈칫멈칫합니다. 그러나 제가 기다려주면 그들도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줍니다. 서로의 “껍질 깨기” 과정이 완료되면 정말 말도 안 되게 막힌 것이 “뻥” 뚫리는 기분입니다. 서로 바라보는 눈빛도 이때부터 달라지게 됩니다.
소통의 방법 - (2) 인정과 대안 만들기
이제 서로의 껍질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고, 그 껍질을 깨버렸다면, 왜 업무 실수가 나오는지, 업무 성과가 무엇 때문에 높아지지 않는지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아버지의 말에 말대꾸 한마디라도 하면 뺨을 맞고, 야구 방망이로 구타를 당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이후 사회 생활에서도 나보다 연장자인 임원이 나를 혼내는 게 아닌데도 큰 소리를 갑자기 내면 저의 머리는 그것을 폭력으로 받아들이고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는 “백화 현상”이 나타났었습니다. (사원 때 이 문제를 고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지금은 많이 고쳤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진 능력보다 보고를 잘 하지 못할 때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업무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이 가정사와 연결될 수도 있고, 그의 학창 시절 때 트라우마와 연결될 수도 있습니다. 그 원인을 알면 그의 행동을 이해하게 되고 그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하직원의 업무 성과를 끌어올릴 수 있는 대안도 만들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저의 문제를 인지한 후 상사에게 솔직히 이야기했습니다. 저의 이런 과거 때문에 보고서가 마음에 안 든다고 갑자기 큰 소리를 치거나 이유를 물으면 제가 ‘백화 현상’으로 제대로 답을 못하니까 차분하게 이야기해 주시면 좋은 대답을 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이후 저는 그 상사에게 인정을 받아 회사의 주요 프로젝트들을 담당하는 리더가 될 수 있었습니다.
결론
소통은 단순히 회식을 한다거나 함께 산행이나 친목모임을 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가 옷을 다 벗고 이야기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무섭도록 솔직한” 면담을 통해 막힌 장벽을 없애고, 서로가 인정을 한 다음, 앞으로 나갈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무섭도록 솔직한” 소통의 방법
사례
요즘은 예전보다 회식의 빈도가 많이 줄기도 하였고, 회식 문화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대리,사원들이 회식을 그리 좋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팀장급이나 임원들은 아직도 회식 자리를 소통의 자리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회식을 하면 평소에 안 되던 소통이 원활해질까요? 상사의 기대와 달리, 여기에 대한 부하 직원들의 대답은 “NO”입니다.
실제 있었던 일입니다.
회사에서 본부의 연말 회식이 있었습니다. 5개 팀과 본부장까지 와서 거하게 한 잔 하는 자리였습니다. 본부장이 술잔을 높이 올린 다음 한 마디했습니다.
“내가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면 여러분들은 ‘우린 한가족!’을 외쳐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본부장은 “우리가 남이가!?”를 외쳤습니다. 직원들은 대부분 “우린 한가족!”을 외쳤는데 신입사원 한 명은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본부장의 눈에 딱 걸린 신입사원… 본부장은 웃으면서 신입사원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우리가 남이가!?” 신입사원은 머뭇거림없이 바로 대답하더군요. “남은 아닐 수 있지만, 가족은 아닙니다”
그 때, 솔직히 속이 다 시원하긴 했습니다. 그 대답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회사의 조직이 절대 가족일 수는 없거든요. 그런데 그 신입사원은 한 달 뒤에 다른 본부로 발령났습니다. 상사가 원하는 말만 듣고자 하고, 자신이 “왕”처럼 떠받들어지기 원하는 회식자리가 어떻게 소통의 자리가 될 수 있을까요?
소통의 의미와 면담의 중요성
소통은 막힌 것을 터버린다는 '소’와 연결한다는 뜻의 '통’이 결합된 말입니다. 한마디로 소통이란 '막힌 것을 터서 서로 연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대방과 무언가 막힌 것이 있는 상태에서는 무작정 '통'하려고 시도하면 제대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상사와 부하 사이에 막힌 것이 있는데, 이를 방치한 채로 아무리 술을 마시고 회식을 하고 구호를 외치며 난리법석을 피워도 서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소통을 영어로 표현하면, 커뮤니케이션 commcation 입니다. 커 뮤니케이션이란 '어떤 사실을 타인에게 알리는 심리적인 전달'을 말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실을 알리는' 것이 아니다. 핵심은’ 심리적인 전달'에 있습니다. 사실이나 정보가 전달되었는지가 중 요한 것이 아니라 화자의 마음이 상대방에게 전해졌는지가 훨씬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회식을 많이 해도 ‘소통’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한 달에 회식을 4번 갖는 것보다 상사와 부하가 단 1시간의 진심을 터놓고 서로 간에 어려움과 이를 이해하려는 면담이 훨씬 효과가 있습니다.
소통이 어려운 이유 - (1) 심리적 오류
위에도 말한 것처럼 소통은 “막힌 것을 터놓고 연결한다”라는 의미입니다. 그럼 소통이 어려운 것은 “심리적 장벽”에 의해 막힌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상사와 부하의 입장을 나눠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부하가 입사하고 나서 바로 업무 실수를 한 것으로 인해 상사는 그 부하를 “일 못하는 사람”으로 낙인찍는 부정적인 첫인상효과(First Impression Effect)를 갖게 되거나 과거에 무능력하던 직원과 생김새가 비슷하게 생긴 신입사원도 “무능력하다고” 평가해버리는 확인편향(Confirmation Bias)으로 그를 대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심리적 오류의 종류는 아래와 같습니다.
특히 대한민국 사람들은 이러한 심리적 오류에 잘 빠집니다. 뚱뚱한 사람은 게으르다거나, 학벌이 좋으면 일도 잘한다는 식입니다.
저는 증조 외할머니, 외할머니, 어머니 모두 뚱뚱하셨고 저도 그 유전자를 물려받았습니다. 의학적으로 확인해보니 비만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사람은 지방세포의 수가 다른 사람보다 훨씬 많고, 그런 사람들은 음식 섭취 시 영양분이 체내 지방으로 저장될 확률이 더욱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복합운동이 비만유전자 다형성에 따른 비만남자대학생들의 체성분과 대사성 호르몬에 미치는 영향", 장성민, 이채산)
ACTN3라는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보다 2.5배의 높은 근성장률을 보여준 사례도 있었습니다. ("성인의 ACTN-3 R577X 다형성과 운동수행여부에 따른 신체구성 및 체력의 비교", 안나영, 김기진, 윤종대)
그리고 좋은 대학에 붙는 것과 아이큐가 높은 것은 정의 관계를 보여주는 데, 아이큐가 145 이상 되는 아이들은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게 한다는 논문도 있습니다. 즉, 좋은 학벌이 일을 잘 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초, 중등학교 영재학생과 일반학생의 사회적 적응에 대한 메타분석", 선종민. 건국대학교)
따라서 상사는 이러한 편견과 심리적 오류가 있음을 인지하고 부하직원에 대해 백지 상태화한 다음 면담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부하직원도 상사에 대해 똑같은 심리적 오류를 행할 수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소통이 어려운 이유 - (2) 언어의 이중성
1960~1970년대에 출생한 임원분들의 경우, 상대방의 과오를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꺼려합니다. 이것은 조직에서 생존하기 위한 조직정치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상대방의 허물을 그 앞에서 직접 이야기한다는 것은 상대방을 자신의 “적”으로 만들 수 있는 행동이고, 이것이 나중에 자신의 승진이나 보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임원급들의 회사생활에서는 실제로 그랬습니다. 알고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하는 것이 조직에서 오래 살아남는 법이었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해야 할 말이라고 하면 “돌려서” 이야기하는 편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아이고, 무슨 컨설턴트 같이 보고서를 만들어 오셨습니까? “ (너무 자세히 써왔네요. 좀 더 간단히 요약해 주세요)
“이 돈이면 회사 하나를 차리시겠어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네요.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세요.)
이렇게 말입니다. 부하직원 입장에서는 속이 터집니다. ‘보고서를 잘 썼다는 말이야? 수정하란 말이야?’ “정말 미리 연락하지 않고 병가를 써도 된다는 말이야?” 이때는 수고를 더하는 방향이나 가장 나쁜 쪽으로 해석하면 거의 들어맞습니다. 부하직원들은 상사의 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만도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합니다.
언어는 고유한 특성이 있습니다. 모든 언어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표시적 기능(acnoation)'과 그 말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인 '암시적 기능(comolaton)'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사랑해"라는 언어 표현은 남녀 간의 성애를 표현하는 문구로 이해되지만, 가령 어떤 기업의 고객만족센터(콜센터)에서 "사랑합니다, 고객님."이라는 말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은 인사로 해석해야 합니다. 콜센터 직원이 고객에게 "사랑합니다."라고 하는 말의 속뜻은 '불만이 있어도 사랑스럽게 말씀해주세요.'라는 의미인 것입니다.
소통에서 뜻이 서로 통하기 위해서는 둘 중 어느 쪽이 중요할까요? 암시적 기능이 더 중요합니다.
그런데 밀레니얼 세대와 임원 세대가 자라온 생활환경이나 문화는 너무나 다릅니다. Z세대가 임원 앞에서 “어쩔티비” “알잘딱깔센”이라는 단어를 썼다고 해봅시다. 임원은 이게 무슨 의미인지 모릅니다. ‘어쩔티비’는 “어쩌라고”의 신조어이며, ‘알잘딱깔센’은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라는 말입니다. 그나마 이런 신조어는 알고 있으면 바로 그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임원들이 빙빙 돌려서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 퀴즈 같습니다.
소통의 방법 - (1) 껍질을 깨라
저는 회사에서 소통을 할 때는 “무섭도록 솔직해져라”라고 항상 이야기합니다.
저는 부하직원과 면담 시 부하직원과 업무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제가 느끼고 있는 당신의 업무 능력과 역량은 어느 정도이며, 무엇이 강점이고 약점인지를 솔직하게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나서 당신이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채울 것인지? 내가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다른 업무를 해볼 것인지를 서로 논의합니다.
처음에 자신의 약점, 업무 실수들을 솔직하게 이야기 들은 부하직원은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합니다. 어떤 직원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어떤 직원은 소리를 지르며 제게 덤비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과정을 “껍질을 깨는” 과정이라고 표현합니다. 자신이 자신을 인지하는 상태와 남들이 인지하는 상태를 “일치”시키는 과정이라는 말입니다. 이 과정이 있어야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깨닫게 되고, 자신의 숨어있는 강점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즉, 이것이 막힌 부분을 뚫는 과정인 것입니다.
저는 부하직원에게도 당신이 나를 느끼는 솔직한 감정과 능력 평가를 해달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멈칫멈칫합니다. 그러나 제가 기다려주면 그들도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줍니다. 서로의 “껍질 깨기” 과정이 완료되면 정말 말도 안 되게 막힌 것이 “뻥” 뚫리는 기분입니다. 서로 바라보는 눈빛도 이때부터 달라지게 됩니다.
소통의 방법 - (2) 인정과 대안 만들기
이제 서로의 껍질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고, 그 껍질을 깨버렸다면, 왜 업무 실수가 나오는지, 업무 성과가 무엇 때문에 높아지지 않는지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아버지의 말에 말대꾸 한마디라도 하면 뺨을 맞고, 야구 방망이로 구타를 당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이후 사회 생활에서도 나보다 연장자인 임원이 나를 혼내는 게 아닌데도 큰 소리를 갑자기 내면 저의 머리는 그것을 폭력으로 받아들이고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는 “백화 현상”이 나타났었습니다. (사원 때 이 문제를 고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지금은 많이 고쳤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진 능력보다 보고를 잘 하지 못할 때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업무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이 가정사와 연결될 수도 있고, 그의 학창 시절 때 트라우마와 연결될 수도 있습니다. 그 원인을 알면 그의 행동을 이해하게 되고 그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하직원의 업무 성과를 끌어올릴 수 있는 대안도 만들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저의 문제를 인지한 후 상사에게 솔직히 이야기했습니다. 저의 이런 과거 때문에 보고서가 마음에 안 든다고 갑자기 큰 소리를 치거나 이유를 물으면 제가 ‘백화 현상’으로 제대로 답을 못하니까 차분하게 이야기해 주시면 좋은 대답을 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이후 저는 그 상사에게 인정을 받아 회사의 주요 프로젝트들을 담당하는 리더가 될 수 있었습니다.
결론
소통은 단순히 회식을 한다거나 함께 산행이나 친목모임을 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가 옷을 다 벗고 이야기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무섭도록 솔직한” 면담을 통해 막힌 장벽을 없애고, 서로가 인정을 한 다음, 앞으로 나갈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