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는 대표가 만드는 것입니다...

Ian, cho
2024-02-01

1. 임원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살아있는지 보면 
그 조직의 문화가 보인다.

제가 모 기업에 일할 때 대부분 직원들이
꽤 정치적이고, 이해타산적이었습니다.
그런 성향이 있는 사람을 평가하고 뽑아서
그런 건가? 하며 의아해했습니다.

그러다가 조직문화가 왜 경쟁적이고 이해타산적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이 회사에서 2년 동안 모신 임원이 4분이었습니다.
대략 6개월의 시한부로 있다가 집으로 가셨죠.
그 당시 제가 속한 본부가 이슈가 많아서 그랬을 수도 있었겠지만,
다른 본부도 보면 3년 이상 일한 임원은 손에 꼽았습니다.

이를 보고 나서야 이 조직문화가 이해되더군요.

몇십 년을 회사에 충성하며 겨우 임원에 올랐는데 몇 개월 만에 집에 보낸다?
경영진이 임직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죠.

라인을 잘 타야 하고, 협업보다는 자신만이 윗사람들에게 잘 보여
오랫동안 회사에 남아 있어야 하는 것이 조직문화로 자리 잡게 된 것이죠.

풀어서 말하면, 회사에 붙어 있을 때
최고의 성과점수를 받아 최대한의 성과급과 높은 월급을 받는 것이
암묵적으로 직원들의 최대 목표가 돼버린 것입니다.
회사가 잘 되건 말건 말입니다.

2. 조직문화는 대표가 만드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조직문화는 대표가 만드는 것입니다.

모 회사에서는 회장이 임원들을 모아놓고 구타를 하더군요.
직접 제 눈으로 목격했습니다.
매출 2조 원의 대기업 협력사였는데,
그 회사의 조직문화는 "무조건 YES"였습니다.

대표가 자신의 말에 이견을 내는 임원들을
발로 차고
엎드려 뻗어를 시켜놓고
야구방망이로 구타를 하는데,
이렇게 맞고 온 임원들이
자신의 말에 반기를 드는 직원들을 곱게 볼 수는 없는 거죠.

임원이 지시하는데
왜 그런지 물으면서 시키는 대로 하지 않는 직원이 있다면
그 임원은 그 직원 때문에
대표에게 불러가 구타를 당할 수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대표가 시킨 일이 정해진 기한 내에 대표의 입맛대로 보고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대표가 직원들에게 업무외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강제해
직원의 개인시간들을 회사에 할애할 수 밖에 없는 경우도 많죠.

제가 경험했던 바는 대표가 등산을 좋아해
매주 토, 일 새벽마다 산에 갔어야 했었습니다.
한 번은 구정 첫날 영하 20도를 오르락내리락하는 새벽 3시경에
리더급 모두 강제적으로 치악산을 올랐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이렇게 한다고 과연 팀워크가 좋아지고
직원들 간 관계가 좋아졌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때 무리한 등산으로 나이가 좀 되시는 임원 두 분은
내려오다가 크게 다쳐 입원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모습들을 보며 직원들은
"대표 말에 무조건 예스해야겠구나."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더라도 침묵해야겠구나."라고 생각하겠죠.

3. 대표가 직원들의 시간만이라도 소중이 여기면 
바로 조직문화가 살아납니다.

대표가 임직원들의 업무시간,
퇴근 후 직원들의 개인시간을 소중하게만 여기면,
그것만으로도 조직문화가 좋아집니다.

거기에 대표가 임직원들의 말에 조금이라도 귀를 기울인다면,
그것만으로도 조직문화는 두 배로 좋아집니다.

저는 압니다.
저처럼 하루 3~4시간 자며 기획도 하고,
개발도 하고,
디자인도 하고,
인터뷰도 하는
"주인의식"이 있는 직원을 구하고 싶으나
그런 직원은 그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요.

직원들이 대표처럼 일 하게 하려면,
대표만큼 월급 주고,
성과급 주고,
배당금 주면 됩니다.

그러나 직원은 대표와 다릅니다.
그들은 "고용"된 것입니다.
대표처럼 일하라고 직원을 채용한 게 아니라
대표 업무의 일부를 분담시키기 위해 직원을 채용한 겁니다.

대표들은 직원들이
왜 자신과 다르게 일도 많이 안 하고,
기획도 주체적으로 못한다고 탓하면 안 됩니다.

직원은 직원입니다.
대표처럼 24시간 회사를 생각하지 못하는 게 당연합니다.

직원의 입장에서 직원의 시간과 의견을 존중해 주세요.
그러면 조직문화 컨설팅, 행사, 세미나, 교육에 비싼 돈 들이지 않고
바로 조직문화가 살아날 것입니다.

성장하는 직원들의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고 챙겨주기만 하면,
대표가 강요하지 않아도 직원들은 알아서 잘 성장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