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적 바둑은 내게 또 다른 세계였다.
8살 적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묵직하고 비싸 보이는 나무 바둑판을 보았고, 그 바둑판에서 친구와 오목을 종종 두었습니다. 주말에 친구 집에 놀러 가 오목을 두다가 친구 아버지가 그걸 보더니 바둑을 가르쳐 주시겠다고 했고, 저와 친구는 친구 아버지로부터 주말마다 바둑을 재미있게 배웠습니다.
그렇게 바둑의 기초를 떼고 나서 친구와 구슬 내기를 하고 바둑을 두면 항상 졌습니다. 아마 친구는 저보다 먼저 아버지에게 바둑을 배웠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친구를 이기기 위해 당시 조훈현 9단의 바둑의 정석 책을 사다가 친구 몰래 독학을 했고, 그렇게 3개월쯤 지났을 때 저는 처음으로 친구를 이겼습니다. 그 희열이 대단했었던지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시간이 날 때면 바둑 공부를 깊지는 않지만 종종 했었고, 대학에 가서는 기원 4급 정도의 실력이었습니다.
95년 당시 학과 휴게실에는 바둑판이 3~4개 놓여 있었습니다. 선배들이 담배를 입에 물고 바둑 대결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바둑을 구경하다가 선배들의 실력이 그리 좋지 않음을 알았고, 처음 본 선배에게 “저 한번 같이 두어 보고 싶습니다”라고 하며 대결을 요청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대학 휴게실에서 바둑을 잘 두는 대학 선배들을 하나둘 물리쳤습니다.
바둑 둘 사람이 없다...
그렇게 재미있게 친구와 선배들, 그리고 후배들과 바둑을 종종 두었지만, 군대를 갔다가 복학을 해보니 휴게실에 바둑판이 사라져 있더군요. 그리고 IMF 이후 취업하기가 낙타 구멍보다 힘든 시기였던터라 모두 도서관에서 공부만 하고 휴게실은 썰렁했습니다. 또한 2000년 이후 학번은 바둑 두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PC 바둑이 생겨서 온라인으로 바둑을 두었지만, 오프라인에서 나의 뾰족한 한 수에 선배들이 얼굴을 찡긋거리는 것을 볼 수 없는 것이 아쉽더군요.
그래서 2005년 이후에는 거의 바둑을 두지 않다가 우연히 교보문고에서 조훈현의 '고수의 생각법'이라는 책을 보았습니다. 조훈현 기사는 내게 '페이커'나 '손흥민'같은 존재였죠. 그 책을 보자마자 얼른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 10번 이상 책을 보았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노조와 단체협상 시기에 부위원장이나 사무국장과 뒷단에서 실무협상을 하거나 이야기할 때 제게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더 깊이, 더 오래 생각해라”
요즘은 스마트폰 시대입니다. 책보다는 유튜브를 먼저 보고, 모르는 것이 생기면 유튜브를 찾아봅니다. 유튜브에 없으면 위키 사전을 검색하고, 위키 사전에도 없으면 구글 검색을 해 본 다음, 마음에 드는 검색 결과가 없으면 Chat-GPT를 찾아봅니다. 저의 궁금증 해결은 거의 이 단계에서 끝이 납니다. 찾는데 몇 분도 걸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궁금증이 해결되면 더 깊이 생각하지 않습니다. 해결된 그 자리에서 끝입니다. 언제쯤인가 이런 나의 모습을 느꼈고 지식이 “인스턴트 캔” 같았습니다. 그때 조훈현 선생님의 “더 깊이, 더 오래 생각해라”라는 글을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한번 본 지식들을 체계화하고 좀 더 깊은 인사이트들을 줄 수 있는 정보들을 노션에 정리하기 시작했고, 그 글들의 내용들이 hahahaHR.com의 시작이었습니다.
깊게 생각하는 능력을 쓰지 않으면 퇴화합니다.
실제로 한국기원 소속의 배태일 박사가 이 문제에 대해 연구하여 발표한 자료가 있습니다. 물리학자인 그는 속기와 장고 바둑 사이에 진짜 바 둑 실력의 함수가 존재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고 조사를 통해 그의 주 장을 입증했습니다. 그는 젊은 프로 기사들을 '속기에 강한 그룹'과 장고 바 둑에 강한 그룹'으로 나누어 랭킹을 비교해 보았고, 그 결과 속기에 강 한 기사들은 20~22세 때 실력이 최고조에 이른 이후로는 별로 늘지 않는 모습을 보였지만, 장고 바둑에 강한 그룹은 20대 초반에는 부진하지만 오히려 25세 이후로 실력이 늘어나 국제기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조훈현 선생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빠른 것은 쾌감을 준다. 재미있고 짜릿하다. 하지만 그것만 좇다 보면 신중하고 사려 깊은 태도를 잃어버리게 된다. 그래서 정말로 진지하게 오랫동안 고민하여 결정해야 하는 때에 경솔한 판단을 하게 된다.
바둑 밖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솔한 행동과 말로 인한 문제들, 즉흥적으로 내는 사표나 거짓말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자주 발생합니다. 이는 장기적인 사고 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논문 표절이나 실언으로 인해 곤란을 겪는 고위직 인사나 유명인의 사례에서도 드러납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가는 시대. 우리는 그럴수록 진지하고 신중한 사고를 훈련해야 한다. 사실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모 는 문제들은 조금만 더 생각하고 행동했다면 벌어지지 않을 수 도 있었던 일들이다.
다케미야 마사키 9단의 예에서 보듯, 한 수를 결정하기 위해 긴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는 8시간 제한시간 중 5시간 7분을 사용하여 한 수를 결정했고, 이는 단순한 바둑판 위의 한 수를 넘어서는 중대한 의미를 지녔습니다. 그 한 수가 대마의 생사를 갈랐을 수 있습니다. 그의 선택은 그날의 대국 방향을 결정짓고, 장기적인 승부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러한 깊은 사유와 신중한 결정은 결국 승리로 이어졌으며, 이는 단순한 게임의 승리가 아닌 생각의 승리이자 실력의 승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바둑 밖에서도 깊은 사유의 중요성은 강조됩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더욱 신중한 사고를 훈련해야 하며, 이는 바둑에서와 마찬가지로 일상생활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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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바둑은 내게 또 다른 세계였다.
8살 적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묵직하고 비싸 보이는 나무 바둑판을 보았고, 그 바둑판에서 친구와 오목을 종종 두었습니다. 주말에 친구 집에 놀러 가 오목을 두다가 친구 아버지가 그걸 보더니 바둑을 가르쳐 주시겠다고 했고, 저와 친구는 친구 아버지로부터 주말마다 바둑을 재미있게 배웠습니다.
그렇게 바둑의 기초를 떼고 나서 친구와 구슬 내기를 하고 바둑을 두면 항상 졌습니다. 아마 친구는 저보다 먼저 아버지에게 바둑을 배웠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친구를 이기기 위해 당시 조훈현 9단의 바둑의 정석 책을 사다가 친구 몰래 독학을 했고, 그렇게 3개월쯤 지났을 때 저는 처음으로 친구를 이겼습니다. 그 희열이 대단했었던지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시간이 날 때면 바둑 공부를 깊지는 않지만 종종 했었고, 대학에 가서는 기원 4급 정도의 실력이었습니다.
95년 당시 학과 휴게실에는 바둑판이 3~4개 놓여 있었습니다. 선배들이 담배를 입에 물고 바둑 대결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바둑을 구경하다가 선배들의 실력이 그리 좋지 않음을 알았고, 처음 본 선배에게 “저 한번 같이 두어 보고 싶습니다”라고 하며 대결을 요청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대학 휴게실에서 바둑을 잘 두는 대학 선배들을 하나둘 물리쳤습니다.
바둑 둘 사람이 없다...
그렇게 재미있게 친구와 선배들, 그리고 후배들과 바둑을 종종 두었지만, 군대를 갔다가 복학을 해보니 휴게실에 바둑판이 사라져 있더군요. 그리고 IMF 이후 취업하기가 낙타 구멍보다 힘든 시기였던터라 모두 도서관에서 공부만 하고 휴게실은 썰렁했습니다. 또한 2000년 이후 학번은 바둑 두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PC 바둑이 생겨서 온라인으로 바둑을 두었지만, 오프라인에서 나의 뾰족한 한 수에 선배들이 얼굴을 찡긋거리는 것을 볼 수 없는 것이 아쉽더군요.
그래서 2005년 이후에는 거의 바둑을 두지 않다가 우연히 교보문고에서 조훈현의 '고수의 생각법'이라는 책을 보았습니다. 조훈현 기사는 내게 '페이커'나 '손흥민'같은 존재였죠. 그 책을 보자마자 얼른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 10번 이상 책을 보았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노조와 단체협상 시기에 부위원장이나 사무국장과 뒷단에서 실무협상을 하거나 이야기할 때 제게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더 깊이, 더 오래 생각해라”
요즘은 스마트폰 시대입니다. 책보다는 유튜브를 먼저 보고, 모르는 것이 생기면 유튜브를 찾아봅니다. 유튜브에 없으면 위키 사전을 검색하고, 위키 사전에도 없으면 구글 검색을 해 본 다음, 마음에 드는 검색 결과가 없으면 Chat-GPT를 찾아봅니다. 저의 궁금증 해결은 거의 이 단계에서 끝이 납니다. 찾는데 몇 분도 걸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궁금증이 해결되면 더 깊이 생각하지 않습니다. 해결된 그 자리에서 끝입니다. 언제쯤인가 이런 나의 모습을 느꼈고 지식이 “인스턴트 캔” 같았습니다. 그때 조훈현 선생님의 “더 깊이, 더 오래 생각해라”라는 글을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한번 본 지식들을 체계화하고 좀 더 깊은 인사이트들을 줄 수 있는 정보들을 노션에 정리하기 시작했고, 그 글들의 내용들이 hahahaHR.com의 시작이었습니다.
깊게 생각하는 능력을 쓰지 않으면 퇴화합니다.
실제로 한국기원 소속의 배태일 박사가 이 문제에 대해 연구하여 발표한 자료가 있습니다. 물리학자인 그는 속기와 장고 바둑 사이에 진짜 바 둑 실력의 함수가 존재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고 조사를 통해 그의 주 장을 입증했습니다. 그는 젊은 프로 기사들을 '속기에 강한 그룹'과 장고 바 둑에 강한 그룹'으로 나누어 랭킹을 비교해 보았고, 그 결과 속기에 강 한 기사들은 20~22세 때 실력이 최고조에 이른 이후로는 별로 늘지 않는 모습을 보였지만, 장고 바둑에 강한 그룹은 20대 초반에는 부진하지만 오히려 25세 이후로 실력이 늘어나 국제기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조훈현 선생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빠른 것은 쾌감을 준다. 재미있고 짜릿하다. 하지만 그것만 좇다 보면 신중하고 사려 깊은 태도를 잃어버리게 된다. 그래서 정말로 진지하게 오랫동안 고민하여 결정해야 하는 때에 경솔한 판단을 하게 된다.
바둑 밖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솔한 행동과 말로 인한 문제들, 즉흥적으로 내는 사표나 거짓말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자주 발생합니다. 이는 장기적인 사고 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논문 표절이나 실언으로 인해 곤란을 겪는 고위직 인사나 유명인의 사례에서도 드러납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가는 시대. 우리는 그럴수록 진지하고 신중한 사고를 훈련해야 한다. 사실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모 는 문제들은 조금만 더 생각하고 행동했다면 벌어지지 않을 수 도 있었던 일들이다.
다케미야 마사키 9단의 예에서 보듯, 한 수를 결정하기 위해 긴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는 8시간 제한시간 중 5시간 7분을 사용하여 한 수를 결정했고, 이는 단순한 바둑판 위의 한 수를 넘어서는 중대한 의미를 지녔습니다. 그 한 수가 대마의 생사를 갈랐을 수 있습니다. 그의 선택은 그날의 대국 방향을 결정짓고, 장기적인 승부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러한 깊은 사유와 신중한 결정은 결국 승리로 이어졌으며, 이는 단순한 게임의 승리가 아닌 생각의 승리이자 실력의 승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바둑 밖에서도 깊은 사유의 중요성은 강조됩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더욱 신중한 사고를 훈련해야 하며, 이는 바둑에서와 마찬가지로 일상생활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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