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혼자서 헬리콥터에 탈 수 없습니다.

Kay 김우재
2024-04-21

안녕하세요? 리더십과 ‘글쓰기’를 돕는 Kay작가, 김우재입니다. 

오늘은 제가 얼마 전에 매우 재미있게 보았던 생존 예능이야기를 드리려고 합니다. ‘예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가 미안할 정도로 출연자들이 정말 목숨을 걸고 대결하는 장면들이 매우 인상적이었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피지컬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육체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여러 가지 경기에서 생존을 겨루는 내용이었습니다.

피지컬100 시즌2

프로그램이 중반에 접어들면서 팀전(Team Battle)이 시작되었습니다. 5명으로 이루어진 팀끼리 생존을 걸고 경기를 펼쳤습니다. 경기의 내용은 미로 속에서 무거운 짐을 지정된 장소에 상대팀보다 더 많이 가지고 가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지정된 장소는 3개소이기에 자원의 배분을 적절히 하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A장소에서는 상대팀보다 무게가 조금만 더 무거우면 A장소에서의 승리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나머지 자원을 B, C 장소로 변경 투입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미 승리를 가져간 A장소에 계속해서 짐을 가져다 놓는 것은 아무런 의미없는 과투입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리더 역시 미로 속에서 같이 짐을 이동시켜야 하기 때문에 어느 장소에 짐이 어느 정도 쌓였는지에 대해서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미로의 벽 높이는 사람의 키보다 조금 높았기에 벽 너머의 상황을 파악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다른 팀원들이 그때그때 정보를 리더에게 알려주려고 노력하였지만, 각자가 이미 무거운 짐을 들고 있었고, 상대팀과 계속해서 몸싸움을 해야 하였기에 정신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여의치 않았습니다.

승부는 운 50%, 실력 50% 였습니다. 정보가 원활하게 리더에게 전달되지는 못했지만 초반 전략을 세운대로 집중했던 2개 장소에서 운 좋게 승리하여 생존한 팀도 있었습니다. 어떤 팀은 빠른 판단력으로 자원투입을 해야 하는 장소를 변경하여 극적으로 생존하기도 하였습니다. 팀원들의 피지컬은 뛰어났지만 전략의 실패로 생존하지 못한 팀의 리더의 한마디가 저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모두 내 잘못이다. 나의 판단이 모두를 떨어지게 만들었다.


영화나 드라마가 아니더라도 우리의 주변에는 훌륭한 팀이 많습니다.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개인적 능력이 뛰어난 팀원들로 이루어진 팀이 많습니다. 이미 일반인의 수준을 뛰어넘는 수재들이 모이는 기업도 많습니다. 축구로 비유하자면 사내에 손흥민, 김민재 같은 선수가 세기 힘들 정도로 많은 경우라고 하겠습니다.

손홍민 김민재

그런데, 그런 기업에서의 모든 팀이 훌륭한 성과를 달성할까요? 팀원들은 뛰어난데 생각했던 것 만큼의 성과를 이루지 못하는 팀들이 많습니다. 물론 이 럴때는 리더의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면 대부분 맞는 말이 될 수 있습니다. 사실 리더의 역량이 팀의 성과를 좌우하는 부분은 상당히 크긴 합니다만, 반드시 리더만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위에서 말씀드렸던 미로 속의 경기에서는 물론 초반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그리고 상황에 따라 판단을 해야 하는 것은 리더의 책임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 팀원들은 그냥 리더가 지시한 대로 실행만 하면 될까요? 지시받은  바대로 온전하게 100% 실력발휘를 하는 것은 물론 중요합니다만, 여기에는 한 가지 빠진 것이 있습니다.


바로 리더가 리더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팔로워의 역할입니다.

지난 이야기에 말씀드렸듯이 리더는 헬리콥터 시야와 현미경 시야, 두 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리더 혼자서 두 가지 시야를 넘나드는 것이 가능할까요? 리더가 현미경만 보고 있을 때 빨리 헬리콥터를 타야 한다고 조언할 수 있는 그 ‘누군가’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위의 미로 속의 경기에서 무거운 짐을 이동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때그때 중요한 점이 있다면 빨리 리더에게 알려주어 리더가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는 것도 팀원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이 아닐까요?

저는 위의 경기에서 모든 책임을 리더가 지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팀원들은 그저 리더의 지시만 이행하면 전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모든 판단과 책임을 리더에게만 돌린 채 본인의 실무에만 집중한다면 진정한 의미의  ‘팀’이 아니라 단순한 ‘지시 수명관계’가 아닐까요?

사실 이제까지는 리더의 역할과 역량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고, 리더를 도와주어야 하는 팀원들의 역할에 대해서는 저 역시도 많은 부분을 간과했습니다. 리더의 책임은 크지만, 그렇다고 해서 팀원들의 책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모두가 팀이라는 이름으로 책임을 같이 짊어지고 나아가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팀’이 아닐까요?


감사합니다. 


Kay 작가(김우재) / 출간작가 / 리더십 / 조직문화

https://www.linkedin.com/in/kay-woojae/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그리고 컨설팅펌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으로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돕습니다.

★ '나는 팀장이다' (공저)  / 플랜비디자인 2020년 / 7쇄 / 대만출간

★ 네이퍼카페 "팀장클럽", 코치닷  정기 연재

★ 카카오 커리어 분야 크리에이터 (브런치)

★ 리더십 강의 진행: 러닝스푼즈, IT 스타트업, 국가기관 등

★ 다수의 기업 및 기관의 다양한 HR 프로젝트 수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