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묘'의 한장면
최근에 영화 ‘파묘’를 극장에서 관람했습니다. 집을 일부 수리하는 동안 아이들을 시댁에 맡긴 채 지냈는데, 그렇게 생긴 자유시간을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 극장을 찾았습니다. 영화는 생각보다 재미있었고 몰입감을 주었으며, 영화 곳곳에 나오는 복선과 상징을 해석하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영화를 관람하고 나오던 길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극장을 마지막으로 온 게 언제였더라? 꽤 오래전이긴 한데… 2년? 3년?’
놀랍게도 제가 극장을 마지막으로 온 것은 2019년도, 코로나 이전이었습니다. 원래 극장을 참 좋아했던 저였는데, 육아와 직장생활 등으로 시간 내기가 어려워진 데다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아예 극장을 ‘끊은 채’로 5년의 시간이 지났더라고요. 오래되었다는 느낌은 있었으나 5년간이나 극장을 가지 않았을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렇게 좋아했던 극장을 5년이나 안 갔다는 것도 놀라웠고, 5년의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는 것도 새삼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20대 후반이었을 때, 회사에서 송년회 이벤트로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같은 팀에서 일하던 30대 후반의 워킹맘이었던 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었어요.
“켈리, 나 극장에 1년 만에 온다? 작년 송년회 때 극장에서 영화 보고 오늘 극장 오는 거야.”
저는 그 말을 듣고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어요.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그렇지, 너무 육아와 직장에만 시간을 쓰시는 것 아닌가? 영화도 좀 보시고 그러지.’
이번이 저에게 5년 만의 극장 나들이였음을 알게 되고, 때마침 떠올랐던 과거 직장 선배의 말이 오버랩되면서, 20대 후반의 내가 워킹맘의 생활에 너무 무지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경험해 보지 않았는데 워킹맘의 생활을 잘 알기는 어려운 일이지만요. 그러면서 ‘아, 누군가를 이해하고 공감하려면, 그 사람의 생활을 머리로 아는 것이 필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경우, 첫 아이를 출산하고 분유 먹이기, 기저귀 갈기, 재우기, 목욕하기 등을 하면서 출산 직후의 부모로서의 삶이 생각보다 고단하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인사담당자로서, 출산 직후의 아빠와 엄마의 삶을 살아내는 직원들이, 잠도 잘 못 잔 채로 회사일을 한다고 얼마나 고생이 많았을까를 그제야 알게 된 것이지요.
친정어머니가 갑자기 불치의 병을 진단받고 투병생활을 하실 때, 집에 아픈 환자가 있는 다른 사람들의 고생과 애환을 비로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투병을 마친 친정어머니가 하늘의 부르심을 받은 후, 가까운 사람의 죽음과 영원한 이별이 주는 부재감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고요.
모든 것을 다 ‘직접’ 경험하고 그러한 ‘직접 경험’을 토대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직간접적인 경험의 폭을 넓힌다면, 누군가를 또한 어떤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누군가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듣고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려고 노력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고요.
영화 '파묘'의 한장면
최근에 영화 ‘파묘’를 극장에서 관람했습니다. 집을 일부 수리하는 동안 아이들을 시댁에 맡긴 채 지냈는데, 그렇게 생긴 자유시간을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 극장을 찾았습니다. 영화는 생각보다 재미있었고 몰입감을 주었으며, 영화 곳곳에 나오는 복선과 상징을 해석하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영화를 관람하고 나오던 길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극장을 마지막으로 온 게 언제였더라? 꽤 오래전이긴 한데… 2년? 3년?’
놀랍게도 제가 극장을 마지막으로 온 것은 2019년도, 코로나 이전이었습니다. 원래 극장을 참 좋아했던 저였는데, 육아와 직장생활 등으로 시간 내기가 어려워진 데다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아예 극장을 ‘끊은 채’로 5년의 시간이 지났더라고요. 오래되었다는 느낌은 있었으나 5년간이나 극장을 가지 않았을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렇게 좋아했던 극장을 5년이나 안 갔다는 것도 놀라웠고, 5년의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는 것도 새삼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20대 후반이었을 때, 회사에서 송년회 이벤트로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같은 팀에서 일하던 30대 후반의 워킹맘이었던 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었어요.
“켈리, 나 극장에 1년 만에 온다? 작년 송년회 때 극장에서 영화 보고 오늘 극장 오는 거야.”
저는 그 말을 듣고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어요.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그렇지, 너무 육아와 직장에만 시간을 쓰시는 것 아닌가? 영화도 좀 보시고 그러지.’
이번이 저에게 5년 만의 극장 나들이였음을 알게 되고, 때마침 떠올랐던 과거 직장 선배의 말이 오버랩되면서, 20대 후반의 내가 워킹맘의 생활에 너무 무지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경험해 보지 않았는데 워킹맘의 생활을 잘 알기는 어려운 일이지만요. 그러면서 ‘아, 누군가를 이해하고 공감하려면, 그 사람의 생활을 머리로 아는 것이 필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경우, 첫 아이를 출산하고 분유 먹이기, 기저귀 갈기, 재우기, 목욕하기 등을 하면서 출산 직후의 부모로서의 삶이 생각보다 고단하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인사담당자로서, 출산 직후의 아빠와 엄마의 삶을 살아내는 직원들이, 잠도 잘 못 잔 채로 회사일을 한다고 얼마나 고생이 많았을까를 그제야 알게 된 것이지요.
친정어머니가 갑자기 불치의 병을 진단받고 투병생활을 하실 때, 집에 아픈 환자가 있는 다른 사람들의 고생과 애환을 비로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투병을 마친 친정어머니가 하늘의 부르심을 받은 후, 가까운 사람의 죽음과 영원한 이별이 주는 부재감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고요.
모든 것을 다 ‘직접’ 경험하고 그러한 ‘직접 경험’을 토대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직간접적인 경험의 폭을 넓힌다면, 누군가를 또한 어떤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누군가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듣고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려고 노력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고요.